글쓰기 공부방
회복 / 정다연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5. 4. 14. 13:43
회복 / 정다연
의사 선생님이 눈을 들여다본다
위를 보세요 아래를 보세요 왼쪽을 보세요 오른쪽을 보세요 다시 정면을 보세요 아프진 않나요 생각해 보세요 눈물이 자주 마르진 않나요
의사 선생님이 건네준
종이를 읽어 본다
꽃가루와 먼지, 집먼지진드기, 비듬, 곰팡이 등이 대표적인 원인 물질로 작용합니다 이와 같은 원인 물질이 결막에 접촉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고 합니다
진료실에서 나와 내게 접촉했을지도 모르는 것들의 목록을 살펴본다
안경을 닦는다
언제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잔금들
입김을 불어 닦아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무엇이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게 부딪치고
사라진 것들은
아무도 발을 걸지 않았는데
넘어진 아이는
떠나갈 듯 울고
한번 몸속에 뿌리내린 알레르기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고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잊을 만하면 증상은 다시 찾아오고
원인을 찾지 않아도
시야는 밝아 온다
[정다연 '햇볕에 말리면 가벼워진다' 창비교육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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