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페이지
저녁 9시 미싱을 돌리는 할매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5. 4. 4. 06:25
저녁 9시 미싱을 돌리는 할매
저녁 9시 창 너머 어둠이 내려앉아도 내 손끝은 바늘길을 놓지 못한다 지그재그 윙윙 쌩쌩 미싱 소리는 내 숨결처럼 익숙하다 오십 년을 넘게 바늘이 살을 뚫듯 인생을 꿰매왔다 처음엔 아이들 옷을 지었지 덧댄 헝겊처럼 품었던 시간들 이젠 손주들 웃음까지 덧붙이며 실밥 하나 허투루 두지 않는다 눈은 침침해지고 허리는 굽었어도 천 조각을 맞추듯 내 삶을 이어간다 저녁 9시 미싱은 멈추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