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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열차는 멈춰 섰다 2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4. 12. 15. 07:06

폭주열차는 멈춰 섰다

검은 연기를 뿜어대며
쇠바퀴는 쉬지 않고 굴렀다
소리치는 기적
무너지는 풍경들

앞을 가로막는 이도
길을 묻는 이도
모두 밀쳐내고
오직 앞으로만 나아갔다

그러나
끝이 없는 레일처럼 보이던 길도
어딘가엔 막다른 곳이 있었다
열차는 멈춰 섰다

뜨거웠던 엔진은 식어가고
부서진 선로 위엔
잊힌 약속과 짓밟힌 목소리들
멀어진 꿈의 흔적들만 남았다

누군가는 말한다.
'이 열차는 어디로 가려 했나'
누군가는 묻는다.
'우리는 왜 타고 있었나'

폭주하던 바퀴가 멈춘 자리
그제야 보이는 풍경은
쓰러진 나무

깨어진 돌
그리고 다시 시작할 길

열차는 멈춰 섰다
이제

묻고 답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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