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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열차는 멈춰 섰다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4. 12. 15. 07:02

폭주열차는 멈춰 섰다

강철로 만든 거대한 열차
휘몰아치는 바람 속을 뚫고
멈춤 없이 달려왔다
뒤돌아보지 않고
옆을 돌아보지 않은 채

기관실엔 한 사람
손에 쥔 핸들은 흔들림 없고
기차는 자기 길만 옳다 했으나
차창 밖의 풍경은 희미해졌다
지나간 시간

사라진 얼굴들

철길 끝에 멈춰 선 순간
멍든 레일이 떨리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묻는다
'그 열차는 어디로 가고 있었나
모두를 태우고 있었던가'

적막 속에 남겨진 자리에
무거운 침묵이 깔리고
달리던 힘은 멈췄으나
울리지 않는 종은 어색하다

폭주는 끝났다
그러나 남은 것은
다시 달릴지

내려설지
새로운 방향을 찾을 시간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