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달력이 넘어가네 / 천성숙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4. 10. 18. 11:06
달력이 넘어가네 / 천성숙
얼마나 숱한 말이 이 땅은 필요한가
구름 그냥 흘러가네 나도 따라 흘러가네
세월은 달력 넘기는 소리 그 소리를
낼 뿐이다
-내 달력 동그라미(동경)
신비롭구나 시간이여
그렇게 덥더니 10월도 이제 중순. 시간은 세밑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고,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또 한 자락을 접는다. 여기에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아프고 슬픔 많은 이 땅이지만, 구름 흐르듯 나도 따라 흐를 뿐이다. 달력 넘기는 소리, 그 소리를 따라서···.
천성숙 시인은 과작의 시인이다. 시집 풍년의 시대에 천 시인은 회갑을 맞아 처녀 시집을 냈다. 그 을미년에 쓴 시조다.
그어논 선을 넘어 겨울이 왔구나/달력 한 장 넘겼을 뿐 아무 짓 안 했다/내 세월 껑충거리며 을미년을 되찾았다 -아무 짓 안 했다
내가 한 일이라곤 달력 한 장 넘겼을 뿐, 아무 짓 안 했는데 겨울이 오다니. 그리고 60년이 흘러가다니, 신비롭구나. 자연이여. 시간이여.
[유자효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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