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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저녁 / 서정홍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4. 6. 17. 12:02

유월의 저녁 / 서정홍

 

논길을 걷는데

개구리 한 마리가 나를 보고 놀라서

내 키보다 대여섯 배나 깊은

골짜기로 떨어졌습니다.

 

얼마나 놀랐을까?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을거야.

가시덤불에 눈이나 코가 찔린 건 아닐까?

여기저기 피멍이 시퍼렇게 들었을 거야.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개굴개굴 개굴개굴

다랑논에서 개구리 울어댑니다.

 [서정홍 '감자가 맛있는 까닭' 창비교육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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