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 김용만
새해 작은 꿈 하나 있다
새벽에 일어나 마당에 나서는 일이다
바람은 어디서 오는지
별들은 언제 잠들고 언제 일어나는지
그 짙은 어둠은 어디로 다 사라졌는지
누가 훔쳐 갔는지
꽃씨들은 눈 속에 살아 있기나 한지
산그늘은 왜 마을을 들러 가는지
가난은 어째서 평화로운지
잠시 마당을 서성이는 일이다
오늘 밤은 별이 참 많네,
들어와 책상에 앉는 일이다
-김용만(1956~)
김용만 시인은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지금은 완주에서 산다. 부산 영도의 작은 회사에서 30여 년 동안 용접 일을 했다고 한다. 시인은 최근에 두 번째 시집을 펴냈다. 첫 시집에서 ‘시인의 말’을 통해 “텃논 모가 뿌리를 잘 내렸다. 저 가지런한 가난이 내가 꿈꾸는 시”라고 썼고, 이번 시집에서는 개울 건너편 집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걸 보니 박씨 아저씨가 돌아오셨나 보다며 “눈이 매웁다 연기보다 더 매운 게 사람 정이다”라고 적었다.
시인은 새해에 갖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한다. 마당에 나서서 마당을 서성이는 일이 그것이다. 마당은 바람이 불어오고, 별이 잠들고 일어나고, 밝은 햇살이 노는 곳이다. 눈에 덮인 씨앗 걱정을 하게 되는 곳이며, 정이 푸근한 사람을 만나러 산그늘처럼 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이다. “가지런한 가난”이 있는 곳이지만, 삶에 허물이 없으니 평화로운 곳이다. 시인은 마당을 거닐다 별이 참 많은 밤하늘을 본 후 책상에 앉아 이 시를 썼을 것이다.
[조선일보 문태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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