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눈이 내리는 날은, 여보게 / 강은교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3. 1. 19. 06:46

눈이 내리는 날은, 여보게 / 강은교

 

눈이 내리는 날은, 여보게

눈 속을 들여다보자

눈 속을 들여다보며

눈의 뼈를 만지자.

 

눈이 내리는 날은, 여보게

눈 속을 들여다보자

눈 속에 들어 있는 뜨거운

그대와 나의피

출렁이는 지구를 만져보자.

 

어느 날 새벽의

푸른, 짧은 눈물과

어느 날 아침의

붉은, 긴 한숨소리

만져보자, 만져보자

그 뒤에 부는 바람의 몸

만져보자.

 

그리하여 눈이 내리는 날은,

여보게

길 모두 닫혀버리지만,

여보게

꿈꾸세, 해가 앉은 그곳을.

 

눈이 내리는 날은

 

저렇게 많은 탄생들이 춤추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