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방

셰플레라 / 정다연

귀촌일기 박뫼사랑 2023. 1. 16. 15:02

셰플레라 / 정다연

 

시가 안 써진다는 이유로 홍콩야자라 불리는

 

셰플레라 화분을 샀다

 

수건으로 잎을 닦아주면 윤기가 생겨

 

관상하기에 좋다고 가계 아주머니가 말해준다

 

덧붙여서 물과 음지를 좋아한다는 것도

 

깨지지 않게 품에 안고 가세요

 

유리문이 닫히고

 

깨뜨릴까봐, 나는 품에 안고 조심조심 걸어간다

 

그렇게 하면

 

뭔가가 써질 것처럼

 

시가 눈에 보이는 것이었으면 싶다가

 

마음을 고친다 시가 눈에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가 눈에 보인다면 나는 그것을 바라보는 데 전부를 쓸 것이다

 

첫날에는 물만 흠뻑 주고 삼일은 지켜보기만 하세요

 

그 말을 몇번이고 곱씹는다

 

나의 너무 많은 최선이 식물을 괴롭히지 않도록

 

거리를 둔다

 

조명을 어둡게 한다

 

나는 그것이 잘 자랐으면 좋겠다